막걸리는 '지금 바로 걸러낸 술' 이라는 의미를 가진 말로, 최초의 한글 기록은 1800년대 전후
조선시대 백과사전인 '광재물보'에 처음 등장한다. 또한, 1850년대 이후 서울 세책가에서 필사한 '춘향전'에는
'한 영감이 앉아서 막걸리 팔며', '청주 모주 막걸리 모두 합해 혼돈주를', '막걸리 한 사발 나왔구나' 등의
한글 용어들이 등장한다. 1920년대 '조선어사전'에는 막걸리가 '대충' , '아무렇게나' 라는 의미가 아닌
'탁주'의 의미로 해석되고 있어 당시에는 막걸리가 '지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즉, 막걸리는 '지금 걸러낸 술' 을 의미하며 '대충 막 걸러낸 술' 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막걸리는 왜 막 걸러 냈을까. 대부분의 술은 술을 빚고 많은 시간이 지나 발효가 끝나게 되면
용수를 박아 넣거나 술을 걸러 내서 위에 맑은 술을 뜨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막걸리는 위에 맑은 술이 아닌
술 전체 또는 맑은 술을 거르고 남은 것에 물을 혼합하여 만드는 데 그것은 제조 방법상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하나는 맑은 술을 뜨고 남은 술의 농도, 다른 하나는 처음부터 막걸리를 제조하기 위한 술의 특징 때문이다.
즉, 최대한 빨리 제조해 당도가 높은 술에 물을 혼합해서 먹는 것이다.
동동주와 막걸리는 전혀 다른 뜻이다. 많은 사람들이 두 술을 같은 것이라 생각하지만 제조 방법상으로나 술의 전체적인
맛이나 두 술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동동이란 의미 자체가 뭔가 떠 있는 모양을 말하는데 술을 제조하게 되면 시간이 지나 밥알이 하나둘씩 밑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남은 밥알이 위에 떠 보이는 것이다. 옛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고 동동술,동동주라고 하였다.
탁주와 막걸리는 같은 것일까. 대답은 그렇지 않다. 탁주는 청주의 반대말로 청주가 맑은 술이라면, 탁주는 색이 흐린 술을 의미한다. 즉, 탁주는 전내기와 막걸리를 포함하여 색이 흐린 술 모두를 탁주라고 할 수 있다.
서민들은 물을 혼합하여 만든 막걸리를 마셨고, 양반들은 맑은 술을 마셨다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배가 부르니 불쾌하다.'라는 말은 술을 최대한 빨리 빚어 발효가 덜 끝난 술을 걸러 마신 것으로, 지금도 발효가 덜 된 술을 마시면 속이 편하지 않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매한가지다.
막걸리는 단순히 술이 아닌 신분을 나태내기도 하였다.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에는 '벼슬길은 오르고는 청주를 마셨다'는 기록이 있는 것처럼 일반 백성들은 주로 청주가 아닌 막걸리를 즐겼으며 이것은 곧 신분의 차이를 들어내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청주를 마신 자'와 '탁주를 마신 자'로 구분하는데 이는 청주를 마신 사람은 신분이 높은 사람으로
금주령이 내렸음에도 술을 마시고 죄에 걸리지 않고, 탁주를 마신 사람은 신분이 낮은 사람을 뜻하는데 죄에 걸려
잡혀오는 사람들은 모두 탁주를 마신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막걸리의 알코올 도수는 물을 얼마나 혼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물을 많이 혼합하면 알코올 도수가 낮아지고 묽어져 맛이 좋지 않으며, 물을 적게 타면 원주만큼은 아니지만 알코올 도수가 높은 막걸리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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