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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이 되는 술- 약주

약주란 '약이 되는 술'로 반드시 약재가 들어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술'을 높여 부르는 말로 아래 사람이 

윗사람에게 술을 청하거나 약재를 넣어서 빚은 술도 약주라고 한다. 또한 주세법에도 '약주'라는 말이 등장하는데

주세법상 약주의 정의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약주의 의미는 다르다.

우리 조상들은 오래전부터 술을 빚을 때 그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하였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로 지역의 특산물로

이용하여 빚은 술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신뢰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조선시대에는 다양한 약재를 넣어 빚는 술들이 상당히 많았으며 이러한 약주는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대부분의 약주는 식물의 잎이나 줄기, 뿌리 또는 열매 등을 이용하여 다양한 술들이 빚어졌다.

술을 빚을 때 약재를 많이 넣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약재를 많이 넣게 되면 그 효능은 좀 더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술에 약재의 향과 맛이 너무 강하게 나서 사람들로 하여금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전체 곡물 양(무게) 대비 약재의 투입량을 결정해야 한다.

약재 투입은 달여 그 즙을 이용하거나, 약재를 잘게 잘라 밥과 함께 쪄서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법제를 마친 후 국화와 같은 꽃이나 연잎 등은 발효조 바닥에 깔아주거나 덮는 방식을 이용하고 오가피 등은 망에 넣어 발효조 바닥에 놓고 그 위에 술덧을 올려 함께 발효시킨다. 

약주 및 가향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필요로 하는 부재료를 언제 투입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일이다. 술을 빚는 순간부터 완성되는 시간 사이에 부재료의 무엇을 중요히 여길 것인가에 따라서 부재료의 투입 시기는 달라진다.

밑술과 덧술은 우리가 이양주나 삼양주 이상의 술을 제조할 때 흔히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증기는 마지막 덧술과 술이 완성되는 시기의 중간 쯤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말기는 술의 발효가 끝난 상태 즉, 술이 완성된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완성된 술을 걸러 내는 것을 '여과 후'라고 하였으며 숙성과 여과가 끝난 술을 소비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 일정한 용기에 담는 것을 '병입 전'으로 표현하였다.

기능성을 위해서 빚는 술은 보통 술 빚기 초반인 밑술과 덧술할 때 넣는다. 밑술을 제조할 때는 약재를 달여 그 달인 물을 이용하고 덧술 시에는 쌀을 찌거나 찐 밥 등을 혼합할 때 직접 투입한다. 이렇게 약재의 효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술 빚기 초반 기능성 약재 등을 투입하는 것이 좋다.

술은 당연히 맛이 좋아야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말하는 맛은 전체적인 맛의 조화가 아니라 과실이나 채소, 약재 등이 가지고 있는 맛을 말하는 것이다. 쉽게 설명하면 대추를 넣으면 아주 미세하게라도 대추 맛이 날 수 있도록 술을 제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술을 제조할 때에는 밑술보다는 덧술에 넣는 것이 좋다. 여기서 말하는 덧술은 '마지막 덧술'할 때를 말하는 것이다.

술에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다면 지금보다 휠씬 다양한 술을 제조할 수 있다. 보통 연잎술이라고 한다면 연잎을 넣는 것으로 끝난다. 이렇게 술을 빚는다고 술에서 연잎과 같은 푸른빛이 나는 것은 아니다. 술을 찾는 소비자는 술의 이름과 술에 대한 연상 이미지를 떠올리기 때문에 가능하면 술의 색도 신경을 써야한다.

술에 색을 부여할 때에는 가능한 색이 있는 재료를 건조해 말린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최대한 곱게 가루 낸것을 사용하여 색이 잘 나올 수 있도록 해야한다. 또한, 술 제조과정에서 가능하면 술이 완성된 후에 색을 내기 위한 재료를 투입하고 2~3일 정도 더 발효를 시킨 다음에 여과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동결건조한 다양한 초근 목피의 가루가 나오는데 이러한 가루를 이용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술에 색을 부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 전통주에서 가장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술의 향이다. 이제는 입으로 마시는 술에서 향기를 마시는 술로 바뀌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곡물을 이용해 술을 제조하게 되면 과일 향보다는 식물성향이 더 많이 나게 된다. 그러나 소량이 약재 투입만으로도 풍만한 과실향이나 꽃향기를 가진 술을 제조할 수 있다. 생각 등이 가장 대표적인 가향재이다. 이렇게 술에 향기를 부여할 때에는 여과 후나 병입 전에 투입해 술의 향을 극대화 시켜야 한다.